커피와함께하는 세계여행-르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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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 커피 동호회에 연재하고 있는 커피 글들을 별무리 홈피에도 올려 봅니다.
커피 한잔 마시면서 알아보는 각 나라의 특징들을 통해 둔내에 앉아 있지만 커피 향과 함께 세계여행을 하는
기분을 느껴볼까 해서 졸필 입니다만 별무리를 찾아주시는 분들과 함께 하고자 합니다.
세계 각국의 생두를 쟁여 놓고 홈로스팅을 시작한 후로 나라 이름은 알지만 아주 초보적인 수준의 상식을 벗어
나지 못하는 한계로 인해 이 맛 있는 커피를 재배하는 나라는 어떤 나라일까 하는 궁금증이 생깁니다.
특히나 몇몇 나라는 아는 것이 거의 없는 수준입니다.
그래서 새로운 커피를 마시게 될 때마다 그 나라에 대해 조금이나마 알아 가려는 노력을 해보기로 했습니다.
물론 커피 자체의 고도의 전문 지식이나 커핑 수준의 품평은 제 영역을 벗어 나는 것 같아서 커피 한잔과 함께
가볍게볼 수 있는 주변 언저리 얘기들을 중심으로 풀어 가볼까 합니다.
마침 저도 보헤미안의 르완다를 마시고 있기에 최근 아프리카 커피계의 삼두마차로 부상하고 있는 세 나라 중
르완다를 첫 나라로 알아보려 합니다.
르완다에 대한 지리 상식을 알아 봅니다.
르완다는 아프리카 대륙 정 중앙부에 위치하고 있으며 케냐,탄자니아와도 인접해 있습니다. 품질 좋은 아라비
카종의 원두가 생산된다는 점을 고려하신다면 지대가 높으리라고 예상하실 텐데요 역시나 나라 전체가 1,500
미터의 고지대에 위치 하고 있습니다. 서부의 고산지대의 카리심비 화산은 해발고도가 4,507m에 달합니다.
아프리카 하면 떠올려지는 고정 관념에 가까운 상식에 반해서 고지대인지라 연평균 기온은 16도 정도입니다.
삼림 지역보다는 사바나, 구릉 지대가 많이 차지 하고 있어서 살기 좋고 농업에도 좋은 조건을 갖추고 있지만
아직은 가난에서 벗어나지 못 하는 현실이 안타까울 뿐입니다.
아프리카의 중앙 고산 지대에 위치한 소국 르완다
르완다의 평화로운 시골 풍경
르완다는 어떤 나라일까?
르완다 하면 제일 먼저 연상되는 것이 10여년 전의 부족 분쟁으로 인한 참혹한 학살의 외신일 것입니다.
100일 동안 수십만에서 100만으로 추정되는 사람들이 학살을 당했지요. 당시의 사건을 모티브로한 영화 '호텔
르완다'를 통해 르완다를 처음 접하신 분들도 있으실 겁니다.
하지만 지금은 과거의 상처를 씻고 나라 재건을 위해 전력을 다 하고 있습니다.
특히나 정부 차원에서도 커피 산업의 발전을 위해 많은 노력을 하고 있는데요 점차 고급 아라비카 커피 생산지
로서의 명성을 쌓아 가고 있습니다.
르완다에 대한 정보를 찾다 발견한 르완다의 국장입니다. 근데 제 눈에는 국장 우측에 있는 것이 꼭 커피 나무
같은데 어떠세요?
그에 대한 자료까지는 찾지 못 했지만 과거부터 커피가 주요 수출품으로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 있어서 그런지
커피나무가 아닐까 하고 어림짐작해 봅니다.
르완다의 국장. 오른쪽은 영락없는 커피나무 같습니다.
르완다 학살의 실화를 바탕으로 한 영화 '호텔 르완다'과거의 일이지만
앞으로 부족간의 참혹한 반목이 반복되지 않기를 기원합니다.
르완다의 커피 생산은?
르완다는 커피에 관한한 3박자를 갖추고 있는 것으로 평가됩니다. 커피 생산에 적당한 강수량, 독특한 맛을 더
해주는 화산재 토양 그리고 고품종 커피 생산의 핵심인 높은 고도를 모두 겸비하고 있지요.
커피 재배를 위한 최적의 환경은 물론 높은 품질까지 확보할 수 있는 천혜의 환경 조건이지만 현재 르완다의
커피 생산은 50,000여명의 소규모 자영농부를 중심으로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중남미 대규모 농장의 경우 농장
소속의 수 많은 노동자들이 커피 나무 관리와 수확을 하고 자체적인 건조,탈곡 시설을 갖추고 있는 경우들이
있습니다만 르완다에서는 커피 농부들이 자영을 하고 직접 수확한 커피 체리를 직접 마을 단위의 처리 시설까
지 운반하는 아주 소박한 형태입니다.
그래서 미국내에서 판매되는 르완다 커피는 Akadugudu Blend 로 불리기도 합니다. Akadugudu는 르완다 현지어
로'마을'이란 뜻이랍니다. 말 그대로 수 많은 작은 마을에서 모아진 소박한 커피들이란 의미이죠.
최근에는 르완다 커피의 국제적 인지도를 높이고 커피의 품질을 인정 받기 위한 노력으로 아프리카에서는 최초
로 Cup of Excellence competition이 올해 개최되었습니다. Cup of Excellence competition 는 기존에 중남미
에서는 국가별로 꾸준히 개최되고 있는데요 커피 생산들자이 출품한 커피에 대한 심사를 통해 평점에 따른 순
위가 매겨지고 출품된 커피들은 국제 경매를 통해 판매를 하게 됩니다.
이 모든 과정은 인터넷을 통해 이루어지는데 이러한 행사를 통해서 농부들에게는 품질에 대한 국제적 인증 효
과와 경매를 통한 직접 판매로 인한 수입의 증대 효과를 가져다 주고 로스팅 회사들에게는 고품질의 인증된 생
두를 구입 할 수 있는 기회를 준다는 의도에서 시행되고 있다고 합니다.
올해 최고 평점을 받아 1위를 한 생두는 모두 22포대(1포대는 60kg)를 출품했는데 최종 낙찰가가 무려
$52,381.83 이더군요. 낙찰 금액으로 볼 때 평생 먹어 볼 기회는 주어지지 않겠지만 함께 1위로 선정된 농부들
에게는 정말 큰 힘이 될 금액이 아닌가 싶습니다.
최종 결선에 나온 24개 출품 커피들에 대한 경매 목록을 보니 일본 업체들도 눈의 띄네요.
한때는 고가의 식품을 구매하는 사람들을 보고 사치라는 생각을 가진 적이 있는데 농민에게 그 소득이 가는 거
라면 여유 되는 사람들이 제값(비싸더라도)주고 사주는 것이 아주 좋은 일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페어트레이
드 생두들이 다소 비싸더라도 가끔씩이라도 한번씩 먹어 줍시다!!!!)
올 초에는 빌게이츠와 그의 부인이 운영하는 재단에서 르완드의 커피 생산을 지원하기 위해 4천6백9십만불을
기부키로 했다고 합니다. 빌게이츠의 재단에서는 총 3억불의 농업개발 기금을 조성하고 지원할 계획인데 아프
리카에서는 커피를 생산하는 케냐,탄자니아,르완다가 그 수혜국으로 결정이 된 것이라고 하네요. 참 통 큰 기
부이기도 하고, 아프리카의 주력 농산품으로 커피가 차지하는 비중을 실감케 하는 사례인 것 같습니다.
열심히 생두 선별 작업을 하고 있는 모습입니다. 개별 농가에서 수확한 체리는 이렇게 공동의 처리 시설에서
수세식으로 처리됩니다. Cup of Excellence 의 경우를 보면 출품자가 *** washing station 이렇게 표기됩니다.
그리고 대표자와 참여한 농부들의 이름이 나오네요.
저 커피들이 그들의 미래를 보장해 줄 수 있는 그 날이 왔으면 좋겠습니다.
단지 커피의 맛만을 음미하며 마시던 커피가 저 멀리 아프리카의 오지 어느 높은 곳에서 가난하지만 열심히 노
력한 농부의 땀의 결실이 되어 수 많은 손길을 거친 끝에 하나의 생두가 되어 여러 나라를 거치고 또 많은 사
람들을 거쳐 나한테까지 왔다는 사실을 생각해 보면 당연하지만 한편으로 참으로 경이로운 일이고 감사해야 할
일이 아닐까 합니다.
커피는 사랑입니다.
그리고 나눔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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